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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삶을 미리 경험하는 지혜로운 청춘들
▲ 수경기억학교 안대영 소장


수경기억학교는 신체가 비교적 건강하여 요양등급을 받지 못한 어르신들 중에서, 경증치매나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분들의 치매예방을 위해서 대구시에서 특별 시책사업으로 설립한 시설이다. 경증치매노인을 위한 종합지원시설로 대구시에서 지정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사회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특별한 시설인 셈이다.


이러한 특별한 우리 시설에 작년 봄 2명의 사회복무요원이 배치되어 복무하고 있는데, 1년쯤 지난 지금 이들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이곳에서 복무하면서 이전에는 전혀 생각지 않았던 나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고 내가 노인이 되었을 때를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나중에 엄마를 모셔야 할까? 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엄마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노인이 되는 것을 생각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사회복지시설에 복무하게 되면서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통해 노인의 삶을 피부로 체험하고, 늙는다는 것과 자신의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는 것은 대단한 지혜를 얻는 것이다. 세상과 인생에 대해 남들이 얻기 어려운 경험을 하게 되는 소중한 기회인 셈이다. 우리 시설에서 복무하는 사회복무요원은 하나같이 값진 경험을 얻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 시설 입장에서는 2명의 사회복무요원이 기본적인 업무를 함께 해 주어서 여러모로 유익하다. 무엇보다 손자 또는 증손자뻘 되는 젊은 청년이 함께 지내는 것 자체가 어르신들에게는 큰 즐거움을 준다. 가족인 손자, 손녀들도 잘 찾아오지 않는 현실에서 노인과 잘 어울려 줄 젊은이는 거의 없다. 사회복무요원은 우리 시설을 이용하는 어르신들께 손자를 생각나게 하고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어르신들의 활동보조와 우리 시설의 치매 관련 전문적인 프로그램 진행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나는 수경기억학교를 운영하는 소장으로서, 사회복무요원 복무기간 2년이 헛되이 낭비되거나 허공에 버리는 시간이 되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좋은 책을 읽도록 권해주거나 삶의 조언을 해주는 등 관심과 배려를 통해, 인생과 삶을 바라보는 한층 더 높은 안목을 가지도록 도와주고 있다. 사회복무요원 복무가 단순한 병역의무의 이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성장이 되고, 그들의 성장으로 이들이 복무하는 우리 시설도 더 많은 도움을 받게 되기를 기대한다.


사회복무요원은 우리 사회를 밝게 비추는 희망의 등불이며, 그들 자신과 사회복지시설 모두에게 좋은 Win-Win의 함수이다.

편집 : 이은정  yeu3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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