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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마지막 자연하천, 동화천이 죽는다대구연경주택지구, 동화천을 죽이다

[국제i저널=대구 여홍, 주종환 기자] 동화천은 천연기념물 원앙 등 다양한 법정보호종이 살아가는 생태계의 보고로 '대구에 마지막 남은 생태 하천'으로 평가받아왔다. 특히 동화천에 조성된 왕버드나무 군락은 동화천의 명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 동화천이 변화하고 있다. 강 가운데로 물길을 만들고, 물길을 따라 석축을 쌓고, 넓은 둔치를 만들어 잔디를 심고 그 사이로 산책로를 만든다. 그리고 그 주변으론 약 8천 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선다.

특히 동화천에 약 8천 세대의 대구연경주택지구를 조성함에 따라 공사과정 중 대구 북구와 동구 동화천 일대의 생태계와 자연환경이 훼손되고 있다.

하천의 교량 건설을 위해 하천 물막이 공사를 동시에 진행해 하천 일부가 불가피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자연생태하천의 생태계 역시 법정보호종 숫자가 급감하는 등 교란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녹색소비자연대, 영남자연생태보존회 등 여러 환경 단체들도 대구의 마지막 남은 생태하천인 동화천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환경 단체들은 동화천이 토건 위주의 4대강사업식의 하천개발 행위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사업들은 하천의 생태적 시스템을 붕괴시킬 뿐 아니라, 하천의 구조를 심각히 왜곡시켜 홍수방어라는 치수적인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고 주장한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은 “동화천을 4대강식으로 개발하는 것은 하천의 생태적 시스템을 붕괴시킨다”며 “대구연경주택지구 공사와 대구외곽순환도로 공사가 지속되면 동화천은 완전히 파괴되며, 이를 보호하기 위해 대구시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공사로 얼룩진 동화천

LH의 대구연경공공주택지구와 한국도로공사의 4차 순환도로 건설 공사가 한창인 동화천의 공사현장 관리상태 역시 부실했다.

공사현장엔 쓰레기는 곳곳에 방치되어 있었고 부서진 콘크리트와 시멘트 잔해가 널브러져 있었다. 현행법에 따르면 건설폐기물은 즉시 안전지대로 이동시킨 뒤 산업폐기물업체에 위탁 처리하도록 규정돼 있다.

특히 인도와 도로까지 콘크리트와 시멘트 분진으로 하얗게 덮여 있어 시민의 안전과 하천의 자연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시멘트 분진에는 발암물질인 6가 크롬이 함유되어 있다.

공사가 진행되면서 동화천의 자연환경이 훼손된 모습들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동화천의 명물 왕버드나무 군락의 나무들이 공사 중 훼손되어 쓰러진 채 방치돼어 있었고 공사 잔해사이로 흐르는 몇 줄기 물만이 동화천의 흔적을 짐작하게 했다.

또한 크레인을 조정하는 인부가 크레인 위에서 태연히 담배를 피고 있는 등 안전관리 상태도 소홀했다.

동화천 생태계 변화

환경부의 대구연경공공주택지구 사후환경영향평가에 의하면 동화천 주변 동식물이 공사 전인 2008년에 비해 크게 줄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법정보호종의 종 또한 30% 수준으로 급감했다. 환경부의 사전환경영향평가 당시 법정보호종은 6종이 관찰됐다. 그러나 환경부가 2017년 2월 공개한 사후환경영향평가에서는 2종만 확인됐다.

현재 동화천에 남아있는 법정호보종은 수달(천연기념물 제 330호,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 황조롱이(천년기념물 제323-8호) 단 두 종에 불과하다. 하지만 수환경에 물리적 변화를 주는 교량굥사가 진행되고 있어 수환경에 민감한 수달의 생존마저 위협하고 있다.

대구연경공공주택지구 사후환경영향평가의 협의내용관리책임자인 lh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의 내용에 대해 외부업체에 맡겼기 때문에 자신은 상세한 내용을 모른다”며, “하천 공사를 진행하다 보면 불가피하게 환경이 훼손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환경파괴에 대한 대책에 있냐는 질문에는 “대답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주종환 기자  iij@ii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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